'피' 뽑아 팔았다, 등록금 보태려고…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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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리아 0 Comments 329 Views 20-12-26 19:3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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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60년 12월26일 팔린 피가 무려 50드람
생동성시험 참가자에게서 채혈을 실시하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피 같은 돈’이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누군가는 진짜 피를 팔아 돈을 마련합니다. 채혈 아르바이트 이야기입니다.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자주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아니지만, 급하게 용돈이 필요한 이들이 가끔 하곤 합니다. 오늘날에는 신약의 인체 영향 등을 테스트하는 ‘생동성(생물학적동등성)’ 시험 아르바이트에서 주로 이뤄집니다.
피를 뽑아 돈을 버는 씁쓸한 현실. 1960년에도 비슷했나 봅니다. 60년 전 이날 경향신문에는 ‘팔린 피가 무려 50드람’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1960년 12월26일 경향신문
1960년 한 해 동안 전국의 혈액은행에 팔린 피가 50드람이라는 기사입니다. 기사의 계산대로라면 ‘1 드람’은 약 20만㏄, 총 1000만㏄정도의 피가 모였다는 뜻이죠. 대부분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헌혈을 하는 요즘과 달리, 당시 피를 뽑은 이들 대부분은 돈을 받아 갔다고 합니다. 서울적십자병원 혈액원의 경우 월 평균 유료 채혈자가 800여명, 무료 채혈자가 70여명 정도였다네요.
채혈자의 20% 정도는 형편이 어려운 고학생(학비를 스스로 벌어 공부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피라도 뽑아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들이 그려집니다. 청춘의 건강을 뽑아 주고 받은 피 같은 돈. 숨통이라도 좀 트였다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요. 고학생들은 얼마를 받았을까요? 잠시 기사 일부를 가져와봅니다.
“피를 뽑아준 고학생 수는 5200여명. 한 사람이 한 번에 380㏄씩 빼주고 4000환을 받았다. 그 총액은 2000여만환이나 된다.”
“그러나 막상 이 돈을 학비에 보태어 쓰자면, 대학생 한 사람의 1년간 학비를 최소한 20만환으로 볼 때, 이 돈으로 1년동안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은 불과 100명 남짓이 될 뿐이다.”
1990년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의 고시촌. 경향신문 자료사진
1960년 등록금과 2020년 등록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등록금 명세서 앞에서 학생들이 느꼈을 심리적인 고충을 알아보기 위해 오늘날 등록금에 대입해봅니다. 대학알리미를 보면 2020년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335만원입니다. 1년이면 670만원. 1960년 1년 학비가 최소 20만환이라 했으니, 4000환이라면 오늘날 13만4000원 정도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대학 등록금에 보태기엔 턱없이 적은 돈이네요.
오늘날에도 검색창에 ‘생동성 알바’를 검색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지난 2016년 권미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성인(15~65세) 1만6852명이 생동성시험에, 4996명이 임상시험에 각각 참여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중 90%가 20대 남성이었다고 합니다. 병상 위에 누운 21세기 취준생의 모습에서 1960년 고학생의 피곤한 얼굴이 읽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전국적으로 헌혈자가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서울남부혈액원의 혈액보관고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한편 1960년 기사를 보면 다른 점도 눈에 띕니다. 당시 채혈자 모두가 생계를 위해 피를 뽑은 건 아니었습니다. 1960년 4월 서울적십자병원 혈액원에 찾아온 무료 채혈자는 180명으로 “다른 달의 곱 이상 되는 급상승선”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해 4월 일어난 4.19 혁명 때문이었죠. 기사는 “4월 혁명에 앞장선 젊은 사자들을 위해 무료로 피를 제공한 사람이 급상승해 다시 한번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코로나19 3차 유행의 여파로 헌혈이 줄었다고 합니다. 대한적십자사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이 헌혈의 집을 찾았다는 뉴스도 들려왔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헌혈 인증샷’이 줄을 이었습니다. 피는 때로 바늘 같은 삶에 찔린 누군가의 아픔이고, 그래서 때로 타인의 아픔에 가닿는 연대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 몸 속에 흐르는 따뜻함이란 그런 것 아닐까요. 얼마 남지 않은 한 해, 더 이상의 아픔 없이 마무리됐으면 좋겠습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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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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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성시험 참가자에게서 채혈을 실시하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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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뽑아 돈을 버는 씁쓸한 현실. 1960년에도 비슷했나 봅니다. 60년 전 이날 경향신문에는 ‘팔린 피가 무려 50드람’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1960년 12월26일 경향신문
1960년 한 해 동안 전국의 혈액은행에 팔린 피가 50드람이라는 기사입니다. 기사의 계산대로라면 ‘1 드람’은 약 20만㏄, 총 1000만㏄정도의 피가 모였다는 뜻이죠. 대부분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헌혈을 하는 요즘과 달리, 당시 피를 뽑은 이들 대부분은 돈을 받아 갔다고 합니다. 서울적십자병원 혈액원의 경우 월 평균 유료 채혈자가 800여명, 무료 채혈자가 70여명 정도였다네요.
채혈자의 20% 정도는 형편이 어려운 고학생(학비를 스스로 벌어 공부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피라도 뽑아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들이 그려집니다. 청춘의 건강을 뽑아 주고 받은 피 같은 돈. 숨통이라도 좀 트였다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요. 고학생들은 얼마를 받았을까요? 잠시 기사 일부를 가져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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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등록금과 2020년 등록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등록금 명세서 앞에서 학생들이 느꼈을 심리적인 고충을 알아보기 위해 오늘날 등록금에 대입해봅니다. 대학알리미를 보면 2020년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335만원입니다. 1년이면 670만원. 1960년 1년 학비가 최소 20만환이라 했으니, 4000환이라면 오늘날 13만4000원 정도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대학 등록금에 보태기엔 턱없이 적은 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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