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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날은 내가 세상을 향해 첫 울음을 터뜨린 날이고, 홍미숙이 자신의 몸에서 한 존재를 분리시키며 엄마라는 이름을 얻게 된 날이다. 그러니 사실 모든 탄생은 두 존재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사건일 수밖에 없다."
시인 박세미가 쓴 5월 8일치 에세이 '11시 14분'의 한 대모바일야마토
목입니다. 시인은 1987년 6월 15일 오전 11시 14분 세상을 향해 첫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2시간 후인 오후 11시 14분, 그의 엄마 홍미숙은 딸에 관한 최초의 기록을 남깁니다. 홍미숙은 그후 몇 달간 매일 적습니다. 수유 시간과 수유량, 아기가 대·소변을 본 시간, 수면 시간, 트림 횟수 같은 것을요.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구인터넷야마토릴게임
체적이었는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숫자들이죠.
시인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전인 2003~2012년 매일 밤 두세 시간씩 일기를 쓸 정도로 기록에 대한 강박을 가졌었다고 고백하는데요. 그때 "기록하는 몸에 대한 감각, 어떤 것을 절실히 여기는 감각"은 어디서 온 걸까요. 단 한 권뿐인 엄마의 일기장, 거기서 시인의 탄생 역시증권차트보는법
비롯했을지 모릅니다.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두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은 최근 5월의 책을 펴냈습니다. 난다 출판사의 '시의적절' 시리즈의 신작입니다. 12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매달 한 권씩을 선보이는데요. "어쩐지 해맑아야 할 것 같고, 화목해야 할 것 같고, 돗자리를 펴고 김밥을 먹어야 할 것" 같은 5월에는 이 책황금에스티 주식
이 딱입니다.
"근로자로서, 어린이로서, 딸로서, 제자로서, 지구의 생명체로서,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위와 임무를 자각하며 음미해 볼 만한 글 31편이 일력을 뜯듯 하루에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여기 시인의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잠깐 여기, 5월의 테이블에 저와 함께 앉아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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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14분·박세미 지음·난다 발행·260쪽·1만7,000원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