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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후보들은 검찰 및 수사기관 개혁을 공약에 담았지만 방향과 내용은 정반대로 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검찰을 겨냥한 수사·기소 분리 및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강화, 검사 파면제 도입을 공약했다. 18일에는 개헌을 통한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헌법 12·16조) 폐지’도 내놨다. 제헌헌법 이래 수사권·기소권·영장청구권 등을 모두 행사한 사실상의 검찰 독점체제를 해체하겠다는 뜻이다. 반면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야마토게임장
수처) 폐지를 나란히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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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하고 ‘영장청구권 독점’ 폐지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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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구체적인 수사·기소 분리 방안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당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안처럼 수사를 전담하는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를 신설하고, 검찰은 공소 제기·유지만을 맡는 ‘공소청’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회 법사위 한 민주당 의원은 “그간 검찰유원컴텍 주식
권 남용과 기소편의주의 등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대부분 수포로 돌아갔고 이젠 극약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직 자체를 해체하지 않는 한 정치적인 수사권 활용과 기소독점주의가 결합해 생기는 검찰의 고질적 병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이 후보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본인도 지난 13일 경북 포항이엘에스
유세에서 대장동·성남FC 후원금 수사를 예로 들면서 “돈을 받으면 제3자 뇌물, 안 받으면 배임, 어쩌라는 건가”라며 “성남시 공무원이 5번, 10번 검찰, 경찰 불려 다니며 혹독한 조사를 받았는데 이런 미친 짓이 어디 있냐. 정적 괴롭히기 수사”라며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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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개헌을 통해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폐지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뉴스1


이 후보 개헌안에 포함된 검사의 영장청구 독점 폐지는 ‘체포·구속·압수수색은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헌법을 개정해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도 법원에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독자적인 영장청구권은 경찰의 숙원이지만 기본권 보호를 위한 통제 장치가 약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에 영장 청구권이 부여될 경우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검증해 청구 여부를 결정하고, 재차 판사가 들여다보는 이중 장치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며 “경찰이 웬만한 사건에 구속·압수수색 등을 시도하며 영장 청구 횟수가 폭주할 것이고 법원 역시 수많은 영장을 깊이 있게 판단하기 어려워 피의자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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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표준? 선진국 다수 수사권 유지





차준홍 기자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미국·독일 등에서 검사의 직접 수사권 폐지를 법제화한 곳은 드물다. 미국은 지역 경찰, 연방수사국(FBI)이 대부분 수사 실무를 전담하지만 연방검사도 중대한 사건에 대해선 직접 수사하거나 특별수사본부 등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수사를 지휘한다. 독일 역시 검사에게 수사·기소권을 모두 부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할 경우 송치된 사건에 대해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부여할지가 핵심적인 쟁점이 될 것”이라며 “현실적 차원에선 6000명이 넘는 검찰 수사관을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도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제도는 각 기관마다 권한과 책임이 얽힌 복잡한 문제인 만큼 충분한 준비와 세밀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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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파면 가능해지나…“행정부서 준사법기관 지배” 우려도





현행법상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곤 파면되지 않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를 검사 특혜로 보고 징계를 통한 파면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뉴스1



이 후보는 현행 검사징계법에는 검사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빠져 있는 파면제 도입도 공약한다. 민주당은 또 검찰총장 외에 법무부 장관도 검사에 대한 징계청구권을 갖도록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 파면제도와 장관의 검사 징계청구권이 동시에 도입되면 극단적으론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장관을 통해 파면을 무기로 검사 개개인과 검찰 조직을 지배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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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이준석 “공수처 폐지” 공약…출범 4년 만에 존폐 기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공수처가 무리한 수사로 사법 체계 혼란을 유발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이 후보가 검찰을 정조준한 것과 달리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검찰이 아닌 공수처를 겨냥했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 범위나 조직 재정비 등 운영 방향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닌 기관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공수처의 수사 역량과 그간의 수사 실적 등을 감안했을 때 실효성이 없는 데다 무리한 수사로 사법 체계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공수처 폐지를 공약했다. 개혁신당 제공


다만 김문수·이준석 후보 모두 공수처를 폐지할 경우 생기는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 공백을 어느 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대체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 후보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검찰, 경찰로 이관한다”는 총론만 공개한 상태다. 이 후보 역시 10대 공약인 ‘작은 정부’ 공약에 공수처 폐지를 넣었을 뿐 사법·검찰공약은 추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최호진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공수처는 공직자 부패 척결 목적 외에 검찰권 견제라는 이중적 성격으로 출범하면서 애매한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지금이라도 부패 방지 전문 수사기구에 집중해 조직 규모를 키우고 공수처 검사의 신분도 보장해 폐지가 아닌 강화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우·김보름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