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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대상 카지노를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ㄱ씨는 지난해 8월 다른 부서 팀장 ㄴ씨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ㄱ씨보다 20살이나 많은 직속 팀장과 이성적으로 만나보라는 제안이었다. ㄴ씨는 ㄱ씨를 직속 팀장의 연애 상대로 취급하는 성희롱을 ‘농담’처럼 던졌다. 불쾌하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ㄴ씨는 두달 뒤 회식 자리에서도 동료들 앞에서 “○팀장 소개해줬는데 왜 소개를 안 받냐” “한번 만나봐라”라고 채근하며 ㄱ씨를 난처하게 했다. ㄱ씨는 눈물이 날 것 같은 인터넷바다이야기
마음에 정색하며 “그분은 아버지뻘”이라고 말했다. ㄴ씨는 그제야 “농담”이라며 사과도 없이 말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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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성적 불쾌감을 느낀 ㄱ씨는 지난해 11월 사내 고충위원회에 ㄴ씨를 신고했다. 고충위 심의 과정에서는 “상사가 소개팅 얘기를 할 수도 있지 않냐” “친한 팀장 집에 주식장
가보라고 할 수 있지 않냐”는 2차 가해성 질문이 이어졌다고 ㄱ씨는 전했다. 고충위의 사전 문답서에는 “신고인이 먼저 남자를 소개해달라는 언급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의도 담겨 있었다.
고충위 판단은 ㄱ씨의 예상대로 ‘성희롱에 대한 판단―해당 사항 없음’이었다. 고충위는 “성적 굴욕감을 느낄 정도의 성적 언동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매장판황금성
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결과 통보서에 썼다. 고충위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ㄱ씨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노동청에서 ‘성희롱이 맞다’는 판단을 받아낸 뒤에야 회사는 ㄴ씨에게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회사가 심의위원의 2차 가해 발언이 아예 없신천지예시
었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청은 회사의 2차 가해 조사에 착수했고, 회사도 외부 전문가(노무법인)를 선임해 조사에 나섰다. 두가지 조사에 대한 회사의 대응은 확연히 달랐다. 노동청에는 심의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며 제출하지 않은 고충위 녹취기록이 외부 전문가에게는 제공됐다. 결국 노동청은 2차 가해에 대해 “증거가 없어 판단할 수 없다”는 CJ E&M 주식
결론을, 외부 전문가는 “녹취록상 해당 발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저는 정말 좋게 해결하고 싶어서 사내 절차를 밟았던 것인데, 제가 너무 순진했나 봐요.” ㄱ씨는 회사가 고충위의 2차 가해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회사가 끝내 ‘녹취록’을 노동청에 제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쪽은 노동청 조사 과정에 녹취록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겨레에 “노동청 조사 당시에는 문서화한 녹취록이 없었다. 그 이후 녹취록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녹음 파일은 있었지만 ‘문서화한’ 녹취록은 없었기 때문에 노동청에 녹취록이 없다고 알렸다는 것이다.
ㄱ씨는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회사에 당시 녹취록을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 ㄱ씨는 지난 8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왔던 회사를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다. “애초 고충위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보호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회사가 고충위의 2차 가해 사실을 덮으려 하네요. 회사가 가해자 편에 서니 피해 사실을 알린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너무 힘듭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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