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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홍혜란 그린피스 교통 캠페이너]



▲자동차 수출항. 사진=그린피스



대한민국이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속에 그린피스 캠페이너들의 고민과 해법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기후 위기와 생태 이슈가 언론계를 비롯해 한국 사회에서 주요 담론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연재는 총 7회에 걸쳐 진행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2025년 우리의 봄은 속수무책으로 번져가던 역대 최악의 산불을 보며 울부짖었던 기억으릴게임동영상
로 남게 됐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며칠 만에 산림 10만ha를 태우며 수만 명의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몇 시간 만에 6개월 치 폭우가 쏟아지며 16명이 사망했고, 히말라야는 23년 만의 최저 적설량으로 20억 인구의 식수원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재난 재해의 공통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HTS수수료
기후변화, 그 중심에는 화석연료가 있다.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은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는 교통이다. 수송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2위로, 전체의 15.8%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도로교통의 배출량이 75.2%나 되는 이유는 내연기관차를 운전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 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송부문의 배출량을 획모바일 바다 이야기 다운
기적으로 감축하려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 모든 부문에서 배출량을 줄여야 하지만, 특히 수송부문은 전기차 전환을 통해 빠르게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속에서 정부와 기업이 탈내연기관과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인프라 확충과 혜택 지원 등 전기차 대중화 정책을 펼쳐야 하는 천만원투자
이유다.
전기차 전환이 기후변화 대응에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의 생존, 그리고 국가 경제와도 맞닿아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이미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국가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한국에 진출한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는 2023년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국내증권
2024년에도 상승세는 계속돼 테슬라(178만9000대)의 두 배가 넘는 413만7000대를 판매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같은 기간 현대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55만 대로 경쟁업체들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동남아 자동차 시장의 핵심 거점이자 최근 현대차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태국에서도 BYD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현대차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2024년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39%의 점유율을 차지한 반면, 현대 기아는 한 자릿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기아차의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 사진=그린피스



유럽,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뚝심 있게 내연기관차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과 중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고, 미국 또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7개 주가 여전히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65%를 차지하는 국가에서 머지않아 내연기관차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와 경쟁 속에서 한국의 전기차 전환이 지연되면 단순히 수출 경쟁력 상실을 넘어 핵심 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상황에서 한국은 '전기차 캐즘' 프레임에 갇혀있다. 전기차 관련 국내 언론의 기사를 보면 “캐즘에 빠진 전기차”, “전기차 시기상조”, “전기차 불신 확산”과 같은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확산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빅카인즈 검색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전기차 캐즘'을 포함한 뉴스는 6821건에 달했다. 단순 평균으로만 따져도 매일 18건 이상 등장한 셈이다. 이는 이 이슈에 대해 우리 사회의 관심이 높고 논의가 활발하다기보다는, 전기차에 관한 기사에 캐즘이라는 단어가 무비판적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정체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가 전기차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를 뜻하는 것처럼 확장되어 사용되곤 한다. 일례로 전기차 수요 정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관한 기사에도 “전기차 캐즘 돌파구 될까”라는 제목이 따라붙는다. 정작 캐즘이 얼마나 심각한지, 왜 문제인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문제는 전기차 캐즘이 견고한 미디어 프레임으로 널리 쓰일수록 대중에게는 아직 전기차가 이르다는 인식이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기업도 국내에서 전기차 투자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 사회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하기보다 캐즘의 해소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게 된다면, 전환은 더욱 늦어져 다시 캐즘을 연장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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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전환되는 과정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도 충전 인프라 부족, 높은 초기 비용, 새로운 기술 적응 문제 등 현실적인 과제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문제들을 기술 개발, 정책 보완, 시장 확대를 통해 개선해나가는 것이 전환의 과제며,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전환 자체를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산업의 미래와 국가 경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화재와 같은 개별 사건에 과도하게 쏟아지는 기사를 볼 때면 공정한 정보 제공보다는 공포 확산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전기차 전환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감안할 때, 정확한 원인과 해결 방안을 종합적으로 다루며 개선을 유도하기보다는 자극적인 사건과 피해에만 집중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전기차 전환은 단순히 차량의 교체가 아니라, 배터리, 반도체, 전력망, 충전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포함한 구조적 전환이다. 내연기관차의 시대는 저물고 있으며 전기차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다행히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산업의 중심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제때 전환을 이뤄 앞서간다면 전기차 산업은 국내에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과 신생 스타트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전환을 향한 냉철한 전략과 조속한 실행이다. 정부는 규제와 인센티브를 통해 전기차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충전 인프라 확대, 재생에너지 확충과 함께 내연기관차 감축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기업 역시 장기 전략 안에서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을 혁신하여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언론은 단기적 사건 보도에 매몰되지 않고, 산업 전환이라는 큰 흐름을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조망해야 한다. 구조적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는 '가치 기반 보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위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눈앞에 와 있다. 그리고 탈내연기관 및 전기차 전환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명백하고 강력한 수단이다. 산업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이다. 한국이 이 전환의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한다면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산업경쟁력 확보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회의론에서 벗어나 전환을 향한 의지와 전략을 다져야 할 때다.



▲홍혜란 그린피스 교통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