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비용 재산정제 폐지 촉구고승범, 오늘 CEO들과 간담회수수료 인하 발표 여부 주목빅테크와 형평성도 논의할듯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 등을 촉구하는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금융당국이 이달 말 카드사 수수료 재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대다수 가맹점에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수수료를 인하해도 실효성이 없는데다 재산정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되풀되고 있기 때문이다.1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적격비용 산정 결과와 수수료율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지난 15일 7개 카드사 노조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와 금융당국의 규제 형평성을 규탄하는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카드사 노조는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로 지난 2년간 약 1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 인하의 근거로 삼는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수수료가 인하되지만 빅테크는 아무런 규제 없이 결제수수료를 자율적으로 설정한다"며 "금융당국의 빅테크 육성정책 때문에 카드 산업이 몰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규탄했다.금융위원회는 3년마다 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해 카드사 수수료를 조정하고 있다. 적격 비용은 카드사의 자금조달·위험관리·마케팅 비용, 일반 관리비 등을 토대로 산출된다. 최근 금융위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 분석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이번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지원을 이유로 인하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열세 차례 인하됐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3년마다 재산정 시기가 돌아올 때마다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수료율은 낮아졌다. 2007년 4.5%에 달하던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1.97~2.04%로 반토막 났고, 전체 가맹점의 96%는 우대가맹점으로 분류돼 0.8~1.6%의 수수료만 부담하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재산정으로 카드사의 연이은 누적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금융당국에 요구해왔다.노조는 빅테크들이 소상공인들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카드사들은 연 매출 30억 원 미만의 가맹점에 대해 최대 1.5%의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반면, 빅테크들은 최대 1.4%의 추가 수수료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빅테크는 사업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한편 1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카드사 CEO들과 간담회를 여는 가운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발표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제도 도입 후 10년 간 갈등이 이어진 만큼 당국의 현실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 수수료 재산정 제도 개편에 힘이 실릴지도 주목된다. 카드 수수료는 인하하는 방향으로 내부적으로 이미 정해졌다는 분위기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업무의 자율성이 화두인만큼 이번 간담회에서는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성 개선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