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현재 대만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대만이 자주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수 있지만 미국이 이를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1월 16일 뉴햄프셔주 우드스톡을 방문해 인프라 지원법을 홍보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논의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만관계법을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 그게 전부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만은 독립적이다.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고도 덧붙였다.해당 발언은 그가 대만 독립을 지지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혀 논란을 낳았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뉴햄프셔 맨체스터 공항에서 떠나기 전, 기자들을 불러모아 “나는 대만 독립을 미국이 아닌 대만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대만의 독립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다”고 다시 설명했다.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대만이 대만관계법에 명시된 사항을 똑같이 이행하길 바란다”며 “이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은 대만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자”고 했다.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전략적 모호성에 기반한 전략으로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지해왔다. 이 법안에는 미국이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고 “대만의 경제와 사회, 안보를 해치는 어떠한 강압과 폭력행위에 저항할 수 있도록 미국의 역량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미국은 이후 1982년에 대만관계법이나 대만 주권에 대한 기존 견해를 수정하지 않고, 중’국과 상의 없이 대만에 무기를 무기한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6개 보장안을 발표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스크린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총 194분에 이르는 첫 화상 정상회담을 했다. /연합뉴스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대만과 관련한 전략적 모호성 유지라는 미국의 정책에 어긋나는 듯한 모습을 세번째로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에 이어 10월에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논란을 초래한 바 있다.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해명’에 나선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중국 관영 언론과 외무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회담에서 대만 독립 세력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사실상 ‘하나의 중국’ 원칙에 찬성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으면서다.대만 외교부는 즉각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인정했지만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어떠한 행위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양안 관계의 현상 유지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