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면 초등학교 폐교 후 2001년 개관4500여평 부지 활용 전시관·카페 조성운동장 잔디밭 조각작품 130여점 설치옛 교실 5칸 '초대·상설 전시관' 탈바꿈서예작품·메밀꽃 그림·서양화 등 눈길갤러리카페 봉평산 재료 '감자피자' 인기어린이 롤러스케이트 놀이공간 마련 예정무이예술관 봄 조각공원 전경농촌 폐교장에서 수준높은 미술작품 감상과 체험 힐링의 공간으로, 전국적인 폐교장 활용의 성공 모델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평창군 봉평면 무이리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평창 무이예술관 이야기다.무이예술관은 농촌지역 인구감소로 조그마한 초등학교가 폐교한 뒤 이 폐교장을 활용해 지난 2001년 4월 개관했다.현대 문학의 백미인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무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무이예술관은 오상욱(관장) 조각가, 정연서 서양화가, 이천섭 서예가 등이 참여해 작품 창작공간이자 전시공간으로 2년여의 준비 끝에 문을 열었다.폐교된 농촌 학교의 본 모습을 그대로 살려 전체 4500여평의 부지 가운데 운동장은 다양한 조각작품 전시공간으로, 옛 시골 초등학교의 4각형 건물 모습을 그대로 살려 꾸민 건물 실내에는 5개의 전시관과 갤러리 카페가 조성됐다.▲ 무이예술관 상설전시장의 메밀꽃 그림.지난 겨울동안 예술관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실내활동에 지친 어린이들을 위해 '무이야 놀자' 프로그램으로 조각공원에 160m 길이의 전통썰매체험장을 조성,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봄이 성큼 다가온 요즘에도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예술관을 찾는 어린이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종합 문화예술체험공간답게 입구에 들어서면 옛날 아이들이 뛰어놀았을 운동장의 잔디밭 위에 다양한 크기의 각양각색 조각작품 130여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부분이 예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 중견 조각가 오상욱 선생의 작품들이다.예술관 건물은 옛 학교건물을 그대로 유지해 낡았지만 교실과 복도로 쓰였던 바닥은 지금도 옛날 나무마루가 그대로 보존돼 때론 삐그덕 거리지만 정겨운 옛 추억에 빠져들게 한다.교실 5칸을 전시실로 꾸며 1전시실은 초대전 공간으로 활용하고 2∼4전시실은 이 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설전시장이다.조각가 오상욱 관장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장에는 다양한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고 서예가 이천섭 선생의 전시실에서는 묵향 묻어나는 서예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또 메밀꽃 그림의 대가 정연서 화백의 전시실에는 농촌마을의 정겨운 풍경을 함께 담은 크고 작은 메밀꽃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초대전 전시실에는 현재 촉망받는 서양화가 박지원 작가의 초대전이 열려 특색있는 미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전시실이 연결되는 통로인 복도 창가에는 하얀 커튼을 둘러 아득한 분위기를 살리고 창가에 줄지어 전시된 작품들도 각자의 멋을 뽐내며 관람객을 맞는다.특히 복도에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이야기를 이천섭 서예가의 글에 정연서 화백의 그림으로 스토리텔링화 한 연작 작품이 전시돼 소설속 내용을 멋진 그림과 서예작품으로 감상하는 묘미도 특별하다. 복도 벽면에는 옛날 교실에서 학생들의 수업에 이용했던 큼직한 칠판이 걸려있어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지금은 사라진 분필로 칠판위에 마음에 두고 있던 이야기를 쓰고 지우는 추억 학습장으로 인기다. 예술관은 이 칠판의 이름을 '흔적'으로 붙였다.복도와 연결된 2층으로 올라가면 건물 옥상에서 예술관 운동장의 조각작품 전경은 물론 주변의 아기자기한 산록과 고즈넉한 농촌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복도 끝에 조성한 갤러리 카페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다 잠시 쉬며 차 한잔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어린이들은 간식을 먹으며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예술관이 잠시 침체에 빠졌던 지난 2018년 예술관 운영 활성화 방안 마련을 의뢰받은 현재 김권종 대표의 아이디어로 문을 연 곳이다.갤러리카페는 조각공원으로 문을 활짝 열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봄의 운치를 느겨보기에 최적인 곳이다. 특히 이 카페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감자피자는 봉평에서 생산된 감자를 주재료로 숙성 치즈를 듬북 얹어 화덕에서 구워내 감자와 치즈의 향이 어울어진 건강한 먹거리로 인기를 끌며 주말에는 준비한 재료가 조기에 동나는 등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평창무이예술관의 인기 먹거리 감자피자.무이예술관은 조각과 미술, 서예, 도자기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학생 등 단체들의 사전 예약을 받아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 체험학습과 미술작품을 감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종합 문화예술체험과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개관한지 22년을 맞은 무이예술관은 전국의 수많은 폐교장들이 미술관과 전시관, 공연장 등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한 현실에 비해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모델케이스로 전국에서 견학도 이어지고 있다.예술관 운영을 위해 1인당 2000원에서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평창군민은 무료 입장으로 전환, 지역과의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봄을 맞아 예술관은 지난 겨울 운영했던 눈썰매체험장의 얼음 트랙을 우레탄 트랙으로 변경, 어린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놀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예술작품 감상과 즐거운 놀이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활성화할 예정이다.특히 가을 효석문화제 개최 때가 되면 예술관 주변 4000여평의 밭에도 해마다 하얀 메밀꽃이 만개해 미술작품과 메밀꽃을 감상하는 명소로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어어지고 있다.성큼 다가온 봄의 길목에서 수준 높은 미술작품과 대자연의 따스함을 만끽하며 한적한 체험과 힐링, 추억의 시간을 갖기에 최적인 곳, 바로 평창 무이예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