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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움켜쥔 채 끌고 가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스타파 보도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여성 기자 폭행' 논란을 두고, 권 원내대표가 되레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을 당했다며 주장한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당시 상황과 관련 규정 등을 뜯어 보면 서강대취업지원 성립하기 어려운 주장들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기자 폭행 논란은 지난 16일 뉴스타파가 관련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가진 권 원내대표가 △추가 질문을 하며 따라온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움켜쥔 채 끌고 가거나 △해당 기자에 대한 '출입금지' 조치를 요구하고 △ 학자금대출연체기록 뉴스타파를 '지라시'로 폄훼한 장면 등이 그대로 공개됐다.
이후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이 언론에 배포한 '뉴스타파 보도 관련 입장문'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오늘(16일) 뉴스타파의 일방적 주장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습니다. 우선, 뉴스타파 기자의 행위는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었습니다. 취재 ibk기업은행 적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리한 취재 행위는 언론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는 악의적 행태입니다. 또한 취재 목적과 무관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무단 촬영한 것은 국회 출입 규정 및 현행법 위반 소지도 있는 부적절한 행위입니다. 이에 따라 방어적 차원에서 국회 방호과로 인계하여 출입 제한 조치를 직접 요청하고자 했습니다. 관련 사건에 대하여 법적 절차를 통해 일반적 습득공고 방법 진상을 밝히고, 허위 주장과 무리한 취재 관행에 단호히 대응하겠습니다.”
'신체적 위협 및 강압적 접근' 여부는 뉴스타파가 공개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타파 여성 기자는 마이크를 한 손에 쥔 채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질문을 하려다 권 원내대표와 2명의 국회 직원들에게 저지당했다. 신체적 접촉은 권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든 여성 기자의 대여신청서 손목을 잡아채 움켜쥐면서 발생했다. 권 원내대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당 층에서 떠나는 순간까지도 국회 직원들에게 호위를 받았고, 이들에게 “(기자가) 도망 못 가게 잡아”두라고 지시했다. 200여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권 원내대표 행위를 “폭행” “폭력”으로 규정한 근거이기도 하다.
뉴스타파 기자가 '취재 목적과 무관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무단 촬영'했고, 국회 출입 규정 및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허위 주장'을 했다는 근거도 찾기 어렵다. '국회출입기자 등록 및 취재 지원 등에 관한 내규'에 따르면 국회 상시 취재기자 등으로 등록되지 않은 경우 '일시취재증'을 발급 받아 취재할 수 있다. 나아가 해당 규정은 '공공의 목적'인 경우 기자가 아니더라도 위원회 회의를 제외하면 취재·녹음·녹화·촬영 신청을 허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뉴스타파 기자는 국회 미디어담당관실을 통해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일시취재증을 발급 받고 취재 중이었다. 권 원내대표에 대한 질문은 “국민의힘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국민께 죄송하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썼는데 어떤 점에서 무엇이 죄송한지 말씀해 달라”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당의 정치 행위에 관한 내용이었다. 국회에선 다수의 취재진이 질의응답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정치인에게 따라 붙으며 추가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사진=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는 지난 17일 성명에서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들의 사적인 전유물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회에 출입하는 언론사와 기자의 취재와 보도에 대한 권리는 특별히 폭넓게 인정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당의 원내대표라는 자가 자기 당에 대하여 비판적인 언론이라는 이유로 취재를 단순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 물리적 폭행을 행사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자신에게 비판적 언론인을 그 취재 과정에서 폭행한 것은 형사법상 처벌 대상이기도 하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비판하며 권성동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김성순 변호사(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취재 거부 및 압박이 '출입 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비판적 언론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엠부시'(기습 질문)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형태의 취재 방법이고, 공인으로서는 공적 영역에 대한 언론의 취재 행위에 응할 의무가 있다”며 “공적 영역이 유지되는 상황이었고 업무를 위한 동선을 방해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권 원내대표가 여성 기자 손목을 움켜쥐고 끌고 간 행위를 두고 “(취재진이) 큰 방송사나 지상파, '메이저' 언론사, 남성이었다면 그런 행동을 못 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실 입장문에 대한 구체적 근거나 추가 입장을 묻는 질의에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