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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폼드신학교 교수이자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리스도언약교회 담임목사인 저자가 이 책에 실은 ‘ 개인파산자격조건 조급증 평가 항목’ 일부다. 그는 미국 작가 팀 체스터가 작성한 이 설문에 볼멘소리를 낼 이들이 있을 거라 예상한다. ‘할 일이 많아 주변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건 조급증과 상관이 없고, 영적인 문제와는 더욱이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이들이 주변에 적잖아서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반박에 단호히 선을 긋는다. “분주함은 그리스도인의 증 농가소득 표인 기쁨(빌 4:4)과 마음의 평안을 제거하며 영적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분주함을 죄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는 “죄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먼저 분주함을 죽이지 않으면 분주함이 우리를 죽인다”며 “분주함은 당사자뿐 아니라 그와 마주하는 타인의 기쁨도 앗아가는 악순환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분주함이 영성에 끼치는 가장 큰 해악은 내면의 대학원정부학자금대출 문제를 교묘하게 가린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바쁜 삶의 이면에는 주변의 칭찬을 받고픈 마음과 과도한 욕망, 삶의 공허에 대한 두려움 등이 혼재돼 있다. 교만도 이 중 하나다. 저자는 “나 아니면 이 일을 할 사람이 없다”며 정신없이 사는 이들의 속내엔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교만이 자리 잡고 있다고 고발한다.
일반신용장
교만을 ‘천의 얼굴을 가진 악당’으로 평하는 그는 교만의 또 다른 얼굴로 ‘동정심’을 든다. 바쁜 삶을 사는 자신을 인정해주며 한편으론 동정해주는 주변의 시선에서 자부심을 찾는 이들이 현대인 가운데 적잖다는 것이다. “일이 많긴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해” “나를 몰아세워 일하다 보면 언젠간 인정받을 특이사항 거야”란 생각도 교만에서 파생한 악덕이자 착각이다.
나의 바쁨이 교만 등 내면의 문제로 인한 ‘나쁜 바쁨’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저자가 활용한 방법은 계획을 세울 때 ‘선한 일을 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선하게 보이려고 하는가’를 자문하는 것이다. 후자는 명백히 자신을 위한 것이다. 전자로 바쁜 경우는 어떡해야 할까. 이를 ‘메시아적 책임감’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예수의 공생애 사역에서 배우라고 조언한다. “나눔과 봉사, 성경 읽기 등 무조건 ‘더 많이 하지 않으면 불순종’이란 도식에 익숙한 현대 기독교인이 적잖은데 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계속되는 사역으로 끼니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막 3:20)로 바빴으나 모든 일을 다 하진 않았다. 치료를 기대하며 구름처럼 모여든 이들을 두고 다른 마을로 떠나기도 했으며 홀로 기도 처소로 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나님이 맡긴 일은 모두 이뤘다.
저자는 이를 위해 ‘우선순위’와 ‘후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예수께서는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차이를 알았다”며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여러 사람이 제시한 수많은 좋은 일도 거절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고 말한다. 또 “예수께서도 인간의 한계를 안고 살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며 “우리가 바쁨이란 괴물을 길들이지 않는 건 그 어떤 일도 정리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기도 등 하나님과의 교제 시간을 일과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교만으로 인한 ‘가짜 바쁨’을 줄여 쉼과 경건이 있는 삶을 살자는 게 저자의 핵심 논지다. 다소 뻔한 결론 같지만 그 실천에 이르는 길은 전혀 쉽지 않다. 미국서 12년 전 출간된 책임에도 어렵지 않게 공감대를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완벽한 자녀 교육에 관한 신화를 버려야 분주함뿐 아니라 두려움, 염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고언도 여전히 유효하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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