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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민경락 한지훈 기자 = 새해 한국 경제는 국가 리더십 공백과 통상 환경 급변이라는 대내외 악재를 만나 사상 초유의 고빗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내수 부진의 그늘이 짙어지고 수출 산업이 내리막을 타기 시작하면서 저성장 공포가 고개를 들던 터였다.
특히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충격이 수출 둔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반은행금리더구나 비상계엄 사태가 시계 제로의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우리 경제 앞길에 놓인 치명적 장애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재정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신년 경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트럼프발 직격탄 bifc몰 우려…정국 불안은 설상가상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 1.3%의 '깜짝' 성장이 무색하게 2분기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전 분기 기저효과로 2분기 -0.2%의 이례적인 역성장을 기록했고, 3분기 들어서도 수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다시 성장률이 0.1%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정시무료상담 이런 흐름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새해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한은은 2025년 연간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했다.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특히 재화 수출 증가 지방자치단체통합원서접수 율이 올해 6.3%에서 내년 1.5%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히 '수출 절벽'을 전망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골드만삭스가 1.8%로, 씨티가 1.6%로 각각 제시하는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시각은 더 혹독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부진 등으로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특판정기예금 가운데 미국 신정부 경제정책의 영향 우려가 고조된 상황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늘릴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 전쟁이 격화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상계엄 사태는 경제 위기론에 기름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달러 강세에 극심한 정국 불안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450원을 돌파해 민생에 시름이 더해졌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p) 이후 가장 큰 폭(-12.3p)으로 하락하는 등 경제 심리가 얼어붙고 '연말 특수'도 사라졌다.
정부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하면서 트럼프 2기 대응을 위한 대미 협상 창구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헌정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 의결로 내년 성장률이 0.06%p 정도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기존 전망치인 1.9%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밖에 나날이 깊어지는 저출생, 고령화 등 인구 문제, 가계부채 누증과 수도권 집중 현상 등 구조적 요인들 역시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변수들로 거론된다.



국회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열리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4.12.14 ondol@yna.co.kr


재정 역할론 부상…연초 추경 추진하나
대내외 악재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결국 추가경정예산 편성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정부 역시 추경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계속된 추경 편성 요구는 최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창용 한은 총재 발언으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저성장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처방으로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주목받았다.
그는 "추경안이나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 총재가 밝힌 추경론에 정부는 표면적으로 적극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지금까지 '건전 재정' 기조를 강조하면서 추경 편성에 일관되게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점에 비춰보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셈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이 총재가 밝힌 추경론에 대해 "재정의 지속가능성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떻게 할지는 항상 열려있다"고 반응했다.
정부는 추경 편성에 앞서 우선 내년 예산 조기 집행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 뒤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예산을 당겨쓰는 수준의 대응으로는 탄핵소추로 얼어붙은 경기 심리를 반등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회의론이 많다. 추경론에 점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문제는 시기다.
추경 필요성을 강조하는 측은 가능한 한 빨리 재정을 풀수록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들어 늦어도 1분기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차기 대선 정국과 겹치면 선거 셈법이 부각되면서 추경 논의가 뒷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로 리더십 공백이 계속되는 상황도 추경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추경 편성과 관련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추경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계획이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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