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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면 널따란 평야에 우뚝 솟은 연노란색 10층, 4층 건물 2개가 나타난다. 건물 색과 곡선형 모양을 따 ‘망고단지’라 이르는 곳, 친근한 이름과 달리 피싱·고문·감금으로 점철된 악명 높은 범죄 거점 중 하나다. 14일 오후 한겨레가 찾은 단지 주변에서는 선량한 표정을 한 캄보디아인 요리사 ㄱ(22)씨와 1년 정도 이곳에서 음료 월복리계산기 를 팔았다는 노점 상인만 만날 수 있었다. ㄱ씨는 “전기로 고문하고, 죽은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경찰이 (조직을) 보호해줘서 사람이 죽어도 아무 일 없는 곳이라고 했다”면서도 “3개월 전부터 그 사람들은 나가기 시작해 이제는 없다”고 했다. 이윽고 짧게 덧붙였다. “그 사람들, 포이페트로 간다고 했어요.”
망고단지는 이미 군데군데 창문 김치 이 깨진 채 버려졌지만, 범죄 조직은 사라지지 않았다. 공간을 옮겼을 뿐이다. ㄱ씨가 언급한 ‘포이페트’는 캄보디아 북서쪽에 있는 타이와 접경 도시로, 불법 콜센터와 카지노, 마약 제조·유통업체까지 밀집했다고 알려졌다. 그나마 수도 주변인 이곳에 견줘서도 경찰력이 닿기 어렵고, 한층 과격한 범죄가 횡행한다. 교민들은 “조직에 붙잡힌 한국인들도 따라갔을 것” ssat고사장 이라고 했다.
프놈펜 남쪽 외곽에 위치한 범죄단지 ‘태자단지’. 120호실이 있는 건물 11개 동의 큰 규모다. 정인선 기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캄보디아 거점 범죄 조직의 실태가 알려지고도 외교·수사 당국이 1년 대출금액신용등급 이상 머뭇댄 사이, 캄보디아의 범죄 공간은 더욱 음지로 향하고 있다. 옥해실 재캄보디아한인협회 부회장은 “단속이 더 느슨한 다른 도시로 이동하거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실이 많아진 프놈펜 시내 호텔·레지던스에 20~30명 단위 점조직으로 흩어져 범죄 활동을 이어가는 조직이 많다”며 “조직이 은밀한 곳으로 숨어들수록 범죄에 연루되는 한국인 피해자 구출 전세안심대출 또한 어려워지는 게 당연지사”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대응팀은 15일 저녁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해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대응팀은 현지에서 캄보디아 고위급 면담을 추진한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출국에 앞서 “경찰 파견 인력을 추가해 현지에서 실질적 공조가 이뤄지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뒤늦게 나섰지만, 망고단지보다 더 유명했던 범죄단지인 ‘태자단지’에서도 범죄 조직들은 자취를 감췄다. 120호실 규모 4층 빌라 11개 동이 늘어선 단지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한 호실에 2명씩만 살았다고 쳐도 2500명 넘는 인원이 머무를 수 있는 규모지만, 경비 초소에조차 사람 발길이 끊긴 듯 사무용품에 먼지가 가득 쌓였다. 현관들에 붙은 붉은색 ‘두이롄’(중국인들이 설에 복을 기원하기 위해 대문 양편에 붙이는 천이나 종이)만이, 최근까지 사람이 살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주변 상점 주인은 “2~3개월 전까지 사람들이 살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르산 주변에 있는 범죄단지 모습. 구불구불한 깊은 산길 주변에 범죄에 이용되는 건물들이 지어져 있다. 정인선 기자
프놈펜 교민들은 두세달 전 현지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뒤 이들 범죄단지는 위축됐다고 전했다. 다만 단지를 채웠던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범죄 조직이 실제 세를 잃었다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캄보디아 교민 박아무개(54)씨는 “형식적인 단속이라, 조직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 건재할 것”이라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서류 전달, 여행 동행, 텔레마케팅 업무와 고수익을 미끼로 한국 청년들을 캄보디아 범죄 조직으로 꾀어내는 광고 글이 현재도 이어진다. 캄보디아와 접한 베트남 국경 지역에서도 지난 8일 30대 한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부는 15일 “한국 및 베트남 수사당국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유가족 베트남 입국 및 부검, 유해 운구 등 영사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청년 박아무개(22)씨가 지난 8월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된 캄포트 지역 보코르산 주변 범죄단지로 가봤다. 이곳에 들어서자 휴대전화 신호조차 잡히지 않았다. 신고도, 구조도 막막해 보였다. 범죄 조직들은 이곳에서조차 떠나는 분위기다. 보코르산 범죄단지 주택 상당수는 이미 빈집이었다. “조직들이 여기보다 더 깊은 곳으로 숨는 거예요.” 함께 구불구불한 산길을 이동하며 교민 박씨가 말했다.
프놈펜/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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