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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들었다. 있을걸? 그 야 바뀌자 너[김영주]









▲  ‘장애인고용공단 점거사건 형사대응방’에서 피플퍼스트 국장과 나눈 대화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1. 들어가며

위 박스는 '장애인고용공단 점거사건 형사대응방'에서 제가 피플퍼스트('I wanna be known to as a people fir 간이사업자 st'라는 기치 아래 2013년부터 활동하는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국장님께 한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그간 장애인 사건들의 변론을 해왔지만, 그저 피상적이고 이론적으로 대응을 하였었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실상 깊이 있게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변론기는 저의 부끄러운 기록이기도 함을 먼저 밝힙니다.
2. 사건의 경위
새마을금고중앙회 채용2023년 9월 18일 아침 발달장애인 자조단체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 장애인들과 활동가들은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사업'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음에 대해, 절박함을 호소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단 한마디 대화도 없이 출근하자마자 퇴거 공문을 만들어 발달장애인들에게 남성직장인 낭독하고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그러자 엄청난 수의 경찰기동대까지 출동하였고, 통로가 좁아 나가지도 못하고 당황한 채 있던 피고인들은 곧바로 연행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민변 집회시위지원단 7조 조장이었고, 몇몇 변호사님들과 연행된 장애인들의 접견을 갔습니다. 하루종일 경찰서들을 뛰어다니면서 접견을 하였고 전원 석방되었습니다.
그리고 202 jlpt고사장 4년 5월 10일 발달장애인, 활동가, 보조인인 피고인들에게 폭력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죄로 벌금 100만~150만 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습니다. 피고인들은 금액이 너무 많다는 사유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접견하였던 변호사들은 모두 정식재판에서 공동변호인단으로 함께 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RnD사업 예산삭감만 아파트전세담보대출 주로 보도되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사업'의 예산도 전액 삭감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그간 장애인에게 부수적, 보조적으로 지원하던 단순작업 일자리와 달리, 중증장애인이 직접 당사자로서 장애인 권리 보장 교육, 상담, 자조모임을 진행하면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애인 자립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예산삭감으로 인해 187명의 발달장애인이 일자리를 잃고 생존이 위협받으며, 인간으로서 존엄을 인정받고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가 막혀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발달장애인들은 그저 도움받고 보호받고 지원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취급될 뿐, 이들에 대한 정책임에도 의견조차 묻지 않았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주어지는 그간의 일자리라는 것은 서두에서 이야기하였듯이 한 달간 8시간씩 일해도 월 7만 원의 급여 수준이었고, 무시, 학대, 왕따와 같은 고통을 견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장애인들은 이 사업이 얼마나 필요하고 얼마나 절실한지를 정부 당국에 전달하고 싶었으나, 아무리 퍼포먼스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 요구를 해도 누구 하나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에 부득이 장애인 일자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객 상담실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3. 재판의 진행 및 판결
첫 기일에 처음 법정에 와본 피고인들의 두려워하는 눈빛이 생생합니다. 피고인들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가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꼭 이기고 싶었습니다. 나는 이들의 절박함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걸까. 공단은 그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주면, 아니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공적 기관이 장애인들을 보자마자 나가라고 하고 안 나간다고 퇴거불응죄를 적용하는 것이 '법'인가. 중증장애인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책상에서 일하고, 출퇴근, 야근도 하는,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입증해 주는 일자리'였는데, 왜 그 의미도 확인하지 않고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일까.
검사는 말합니다. "피고인들은 구호를 외치고 벽보를 붙이는 등 일반 민원인과 다른 모습으로 와서 다르게 행동했다고, 그렇기에 당장 퇴거 요구를 한 것이고, 피고인들은 이를 따를 의무가 있다"고.
이에 대해 우리 변호인단은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퇴거 요구를 하지 않은 이상 정당한 퇴거 요구라 볼 수 없다. 오히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헌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피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의무가 있는 것이지, 피고인들이 퇴거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름'은 퇴거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당시 시간적, 장소적, 주관적 한계로 퇴거가 불가능하였다"라고 하여 퇴거불응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을 주장하고, 가사 퇴거불응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정당행위임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 박병곤 판사님은 2025년 2월 11일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무죄'라고 판결하였습니다. 피고인들께서 정말 좋아해 주셨고, 우리 사랑하는 변호인단은 다행이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서로 조금이라도 더 일하려고 했던 존경스러운 우리 변호인단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발달장애인 고용 예산 삭감 반대 농성 형사사건 변호인단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4. 이 사건 판결의 의의 및 과제

이 사건 '동료지원가 사업'의 예산은 위 면담 요구를 계기로 이슈화되어, 피고인 문석영이 발달장애인 최초로 국정감사장에 섰고 "저는 이전 직장에서 왕따, 괴로움을 지원사업 참여자에게 말하고 응원을 합니다. 이제는 내가 쓸모 있는 사람으로 느낍니다"라고 이 사업의 폐지를 반대하는 진술을 직접 하였습니다. 이 증언을 들은 여야의원들은 늘 하던 싸움을 잠시 멈추고 한목소리로 고용노동부를 질타하였으며 2024년도 예산을 완전히 부활시켰습니다. 이는 중증발달장애인이 당사자가 되어 자신들의 욕구와 사업의 필요성을 호소하여 정부정책과 예산을 직접 변화시킨 매우 뜻깊은 성과라고 생각되며, 이것은 이 사건 판결에서 정당행위를 인정하는 중요한 논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이 사건 판결문에 문석영의 국정감사장에서의 진술과 국회의원들과의 문답은 그 전문이 직접 기재되기까지 하였습니다).
현재 장애인들, 특히 중증발달장애인들은 생존이 걸린 정책과 법제도에서조차 당사자로서 아무런 의견을 낼 수 없고 목소리를 전달할 아무런 공적 통로가 없습니다. 이들이 의견을 내려고 하면 이렇게 내쫓아버리고, 왜 너희들은 다른 민원인과 다른 모습으로 찾아와서 다르게 표현하냐고 법을 들먹이며 무시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차별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침해입니다. 이들의 의견은 진지하며 타당하고 반드시 들어야 합니다. 이 사건의 무죄를 계기로 장애인도 법제도 또는 정책 결정에 있어서 당사자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나 정책파트너로서 협의하는 절차를 반드시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5. 앞으로...
그런데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고 정의를 찾기 위해 바쁘셔야 할 우리의 검사님은 피고인들을 퇴거불응으로 반드시 처벌해야 나라가 바로세워진다고 생각하신 것인지, 끝내 항소 하였습니다. 피고인들은 다시 매우 불안해하고 있고, 우리 변호인단은 항소심 변론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조금 답답하고 조금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도 걱정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변호인단이 함께 하고 있고, 피고인들의 정당함에 대해 조금도 의심이 들지 않으며, 아직은 선함이 끝내 이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다 이기고 나서 변론기 들고 다시 이 지면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우리 발달장애인들의 자립과 행복을 위해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  발달장애인 지원사업 예산 삭감 서울장애인고용공단 면담요구 1심 선고 기자회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