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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상근으로 돌려 실질적 책임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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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철저히 독립된 감사 기구 꾸려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어제 선관위의 고위직 자녀 채용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노 위원장은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선관위원장으로서 통렬한 반성과 함께 머리 장기전세대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이번 사건으로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조직 운영에 대한 불신이 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 만족할 때까지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사 규정 정비 및 감사기구 독립성 강화 등 그동안 소비자물가상승 마련했던 제도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외부 통제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피력하고 국회 차원의 감독 방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위원장이 직접 사과문을 낸 것이다. 최근 감사원이 공개한 선관위 간부들 고정이하여신비율 의 자녀 특혜 채용 실태는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다’는 격언의 모범 사례라 할 만했다.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것은 당연했다. 일반 행정부처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면 곧바로 장관이 경질될 뻔한 사안이다. 그런데 선관위는 보도자료로 어물쩍 넘어가려다 뒤늦게 분위기 파악을 했는지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과연 선관위가 조직의 적폐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하자담보책임기간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선관위는 위원장이 비상근이고, 실무는 사무총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원화된 구조가 줄곧 문제로 지목돼 왔다. 선관위원장을 관례적으로 대법관이 겸임하다 보니 정작 위원장은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잘 모른다. 2022년 대선 사전투표에서 ‘소쿠리 투표’ 논란이 벌어졌을 때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사무실 출근조차 안 한 현금창출단위 것으로 드러나 많은 지탄을 받았다. 선관위원장을 상근으로 돌려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토록 하고, 그에 걸맞은 책임도 지우는 게 바람직하다.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의 선관위 감사를 막으면서 앞으로 누가 선관위를 감사할지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선관위는 국회의 통제에 따르겠다고 하지만 선거 때 선관위의 감시를 받는 국회의원들이 선관위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정치인 통화 전용으로 ‘세컨드폰’을 사용한 것도 배경이 뻔하지 않겠나. 그래서 선관위에 대한 감독을 위해선 정치권과 철저히 분리된 별도 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그동안 헌법상 독립기관이란 명분으로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겨 왔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여야는 선관위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획기적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