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2.3 비상계엄 이후 1년이 지났다. 국민의 힘으로 계엄은 저지됐다. 민주주의는 복원됐고, 경제는 회복 중이다.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한편 12.3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들도 다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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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보다 더 황당한 1년…"무슨 결과물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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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일 강현씨는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 정문 앞에서 대치 중인 시민들을 직접 목격했다. /사진제공=강현씨.


"야. 계엄 터졌다."
지난해 12월3일 대학원생인 강현씨(25)는 친구의 전화에 잠에서 깼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곧 릴게임종류 장 국회로 향했다. 그는 "상황이 안 돼서 현장에 가지 못하는 친구들을 대신해서라도 내가 일단 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친구와 국회에 도착한 그는 상공에 띄워진 헬기와 시민 150여명이 국회 정문에 달라붙어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을 봤다.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며 신원 확인을 강요받기도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했다. 강씨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지면 국회로 뛰어들어가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12월3일 강현씨는 국회 앞 대로에서 군용 차량이 등장하고 경찰관들이 현장을 통제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사진제공=강현씨.


국회 온라인야마토게임 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 새벽 3시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집으로 돌아갈 때만 해도 1년간 벌어질 일을 상상조차 못했다. 강씨는 "12·3 계엄 당일보다 그 이후 더 황당한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차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것부터 충격이었다. 그는 "모두가 분명 계엄이 잘못됐다고 했는데 그 다음 주부터 '계몽', '윤어게인'을 외치며 양 릴게임바다이야기 극화되는 모습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탄핵 찬반 시위가 경쟁적으로 열리는 상황에서 계엄 직후와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했다.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했던 강씨는 반대 집회 규모가 커지는 모습에 크게 놀랐다. 그는 "탄핵 반대 집회를 하는 사람들이 이태원, 광화문, 여의도 어디에나 있었다"고 했다.
강씨는 "헌법과 상식을 인정하는 사람으로 헌법재판소가 할 결정을 시위로 흔드는 게 맞는지에 의문이 들었다"며 "헌재 결정 이후에도 상식이 통하는 것이 당연하니 기쁨보다 안도에 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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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지났는데, 지금 무슨 결과물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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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강현씨(25)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때 국회로 가 직접 촬영한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당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정우 기자.



최근 정부의 행보에 강씨의 머리 속은 복잡하다. '헌법존중TF(태스크포스)'를 꾸려 계엄에 가담한 공무원을 밝혀내는 작업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씨는 "내란 가담 프레임에서 단순 가담인지 중요한 임무를 했는지 애매한 부분이 많은 것은 맞다"면서도 "고려할 게 많다고 해서 아무도 처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 이회창 후보 둘 다 전두환·노태우를 사면해 '역사적인 화해 순간'을 열겠다고 했는데 후대에 가면 갈수록 논란만 커질 뿐 화해와 치유로 봉합되지 않았다"며 "그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에 가담 공무원을 색출하는 활동 자체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걸 질질 끌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실제로 색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 국민 한 사람의 입장에선 빨리 청산하고 다음 국정 과제로, 실질적인 국정 운영으로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한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는 비판적이다. 강씨는 "계엄 이후 1년이 지났고 특검도 3개를 했는데 지금 결과물이 뭐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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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후 '정서적 내전'에 지쳐"…국회 달려간 청년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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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일 계엄선포 이후 국회 앞을 사람들이 가득 채운 모습. /사진제공=A씨.


"계엄 당일 국회에 간 절 칭찬한 친구가 탄핵이 인용되자 크게 화를 내더라고요."
2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2월3일 밤 집에 누워 있다가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하고 친구들과 국회로 달려갔다. A씨와 친구들이 도착하자 경찰관들이 국회를 에워싼 상황이었다. 국회 상공에는 헬기가 날아다녔다. 국회가 계엄 해제 안건 표결에 들어가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국회 앞을 지켰다.
A씨는 "명백한 잘못이 있으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연히 파면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4일 뒤 예상치 못하게 탄핵 소추안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A씨는 계엄 당일 현장에 갔다가 귀가하면서 계엄이 해제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사진제공=A씨.


그가 더 놀란 건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윤어게인' 세력의 등장이다. 그의 주변에서도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A씨는 "무조건 진보 성향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도 어느새 소셜미디어에 부정선거, 윤어게인을 올리고 있더라"고 말했다.
계엄 이후 A씨는 극심한 갈등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계엄을 선포한 12월3일 이후에 정서적 내전이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일상에서마저 갈등이 양극화됐다는 현실에 무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일종의 종교처럼 변해버리면서 정치 얘기가 꺼려지고 윤 전 대통령의 재판 상황까지도 관심을 갖기 싫어지는 지경이 됐다"며 "좌파인 아버지와 얘기 나눌 때나 우파인 친구와 대화할 때나 똑같다"고 했다.
◆ "극단화한 정치인들, 제자리 찾았으면"
그는 정치가 제자리를 찾길 바란다. A씨는 "정치인들이 더 극단화한 진영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좌우 가리지 않고 레거시 미디어가 아니라 개인 유튜버나 뉴미디어에서 많이 활동하고 의견도 강성이 되다 보니 중도층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 큰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뿐만 아니라 남녀 갈등, 세대 갈등도 양극화되긴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 5000만 국민 중 많이 달려봤자 100만개 수준인 댓글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대표하는 모습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정치권에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손을 내밀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이정우 기자 vanilla@mt.co.kr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