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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14. 20hwan@newsis.com[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윤석열 정부 첫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내정된 가운데 민감한 교육 의제를 두고 새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감 당선자 17명은 전날(13) 오후 세종 비즈니스센터에서 차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 회장으로 조 교육감을 선출했다.교육감협 규약에 따라 조 교육감은 다음달 예정된 제85회 총회에서 정해진 선출 절차를 밟고 2년 임기를 공식 시작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이 제9대 협의회장에 선출될 경우 다음달 출범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 당연직 위원이 돼 이전 협의회장들과 위상이 남다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10년마다 학제, 대학입학정책 등 전국적인 중·장기 교육 정책 수립을 담당한다. 이처럼 차기 협의회장의 체급이 올라간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조 교육감이 보수 성향의 윤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실제 조 교육감은 내정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새 정부와의 관계에서는 8시 돌봄과 같이 협력할 것은 과감하게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초중등교육 홀대를 지켜내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당장 갈등이 예고된 사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문제다. 정부는 시·도교육청 재원인 교부금을 고등·평생교육에 활용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달리 비대해진 교부금 규모(올해 81조2975억원)의 일부를 지방 대학에 분산해 고등교육이 직면한 재정난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지난 8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주재한 '교육재정 개편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하연섭 연세대 교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유·초·중등 교육에만 쓰이는 경직성 해소를 위해 교부금 일부를 고등·평생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장 차관 또한 "유·초·중등교육뿐만 아니라 고등·평생교육 분야 재정도 적극적으로 확보해 분야 간 균형 있는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교육재정 구조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호응했다.이미 일선 교육청들은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교부금 대부분이 교직원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교육회복과 맞춤형 교육으로의 전환 등 산적한 정책 실현을 위해 재원이 줄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조 교육감은 지난달 3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교부금을 대학에 나눠 지원하는 것에 대해 "시·도교육감들은 (보수적인) 대구·경북을 포함해 비판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초·중등교육이 더 풍부해지긴 위해서는 (재정을) 확대하는 데 열린 생각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대학에 넘겨주는 것은 고등교육특별법을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교원 수급 계획도 비슷한 맥락에서 갈등 소지가 크다. 재정당국은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규모도 함께 축소돼야 한단 입장이지만, 학교 현장은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에 따라 교실 수는 늘어나고 있고, 고교학점제 등에 대한 현장 대비를 위해 초·중등 교원을 오히려 증원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실제 지난달 2월 행정안전부가 3월부터 초·중·고 교사 총 1098명 감축을 예고하자, 교원단체가 일제히 반발하기도 했다. 당시 행안부는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사를 줄이면서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회복 요구에 대해 그 어떤 해결 방법을 제시하더라도 실효성 없는 방안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교사 감축은 고교학점제 실시와 미래교육의 개별화교육 필요성 증대 등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교육적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도 새 정부와 조 교육감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린다. 윤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에 "고교 체제 다양화"를 담았지만, 조 교육감은 앞서 "자사고 존치엔 대립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전국 시·도교육감 17명 중 절반에 달하는 8명이 보수 성향 교육감으로 당선된 상황에서 이들을 대표하는 조 교육감이 수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전날 조 교육감은 "교육감협은 연합체가 아니고 협의체기 때문에 한 분 한 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중지를 모아 운영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선거 이후 교육감들의 구성이 다양화됐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협의회 운영을 하도록 하겠다"고 협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