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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3월9일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가장 큰 위험은 이미 지나갔다. 미국은 처음 이틀 동안 이란을 사실상 무너뜨렸다. 이란은 해군도, 공군도, 대공 방어 장비도 없다. 레이더도, 통신망도, 지도부도 모두 사라졌다. 미사일은 거의 남지 않았고 드론도 약 25% 수준으로 줄었다. 드론 생산 시설도 공격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무도 본 적 없는 수준의 군사적 성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6년 3월9일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바다신2릴게임 말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침공한 뒤 처음 연 회견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최고의 군대와 장비, 장군들을 갖고 있다. 이번 작전은 매우 빠르게 성공했다. 이란이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주 또는 며칠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아주 곧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릴게임바다이야기 그런가?
전투에서 이긴다고 전쟁도 이기나
이튿날인 3월10일 이번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나섰다. 그는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은 고립됐다. ‘장대한 분노’ 작전 열흘 만에 처참하게 패배했다. 이란의 이웃 나라와 걸프(페르시아만) 지역의 옛 우방국조차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레바논), 후티(예 게임릴사이트 멘), 하마스(팔레스타인)를 버렸다.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다. 가장 많은 전투기와 폭격기, 가장 많은 공습이 이뤄질 것이다. (…) 적이 완전히,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미국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칠 게 없어 보였다.
‘승리병’ 또는 ‘전승병’이라 한다.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거둔 지휘관은 릴게임방법 스스로를 ‘무적’이라 여기고 더 많은 전투에 나선다. 전투에서 이기면 전쟁도 승리로 끝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실은 종종 그렇지 않다. 작은 승리에 대한 과도한 도취는 결국 화를 부른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뼈저리게 경험한 바다. 그러니 다시 묻게 된다. 이번 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미국 매체 애틀랜틱은 3월6일 “트럼프 대통령 본인 오징어릴게임 과 행정부 당국자들이 불과 6일 동안 내놓은 이란 침공의 이유는 적어도 10가지나 된다”고 전했다. 하나씩 살펴보자.
2026년 3월9일 이란 공습 작전에 나선 미국 해군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첫째, 미국을 겨냥한 이란의 ‘임박한 위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이란 침공 사실을 밝히는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과 미군 병력, 국외 미군기지와 전세계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둘째, 이란 핵무장 방지다. 같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결코 핵무장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침공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셋째, ‘저항의 축’ 궤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후티·하마스 등) 중동 각국의 테러조직이 지역과 세계 안보를 더는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정권 교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도 “47년간 이어진 신정체제에서 이란 국민을 해방하는 것, 이란 국민이 자유를 만끽하도록 하는 것”을 침공 이유로 강조했다. 다섯째, 부정선거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내 당선을 막기 위해 2020년과 2024년 미국 대선 개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여섯째, ‘세계 평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침공 목적은) 중동 전역과 전세계의 평화”라며 “이를 달성할 때까지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침공 이유에 당당히 오른 ‘신의 계시’
일곱째, ‘미래 세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엄청난 군사작전에 나선 이유는 우리 세대의 안보를 위한 것뿐이 아니다.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자녀와 그들의 자녀 세대의 안보까지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덟째, 암살 위협을 피하기 위한 ‘선제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비시(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나를 치기 전에 내가 먼저 쳤다”고 말했다. 이란의 사주로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2024년 7월 체포돼 2026년 3월6일 유죄 평결을 받은 파키스탄인 아시프 머천트(47)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아홉째, ‘신의 계시’다. 미국 인권단체 ‘군대 내 종교의 자유 재단’(MRFF)은 3월2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란 전쟁 개전 이후 불과 이틀 만에 각급 부대 50여 곳에서 복무하는 장병 200여 명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제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일부 미군 지휘관이 “이란 침공은 신의 계시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의 명령에 따라 아마겟돈(선과 악의 세력이 싸울 최후의 전쟁터)과 예수의 재림을 준비하기 위해 이란을 침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임박한 위협’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스라엘 유도설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이란이 중동에 배치된 미군을 공격해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됐을 것”이라며 이란 침공을 일종의 ‘예방적 선제타격’이라고 주장했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출 것인가?
헤그세스 장관이 ‘가장 격렬하게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3월10일 ‘고립’되고 ‘철저히 파괴’됐다는 이란은 개전 이후 가장 격렬하게 맞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쪽은 성명을 내어 “중동 전역의 적대적 목표물을 겨냥해 40번째 보복타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5시간여에 걸친 보복타격 작전에는 레바논 무장 정치단체 헤즈볼라도 동참했으며, 카드르·에마드·케이바르셰칸·파타 등 각종 미사일과 무인기가 대거 동원됐다. 혁명수비대 쪽은 “하이파·텔아비브·베르셰바 등 이스라엘 전역에서 5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최남단 홍해 연안 항구도시 에일라트도 이날 처음 이란의 보복공격 표적이 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2026년 3월9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공동묘지에서 오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 쪽은 요르단의 알아즈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카르즈 등 걸프 연안국 미군기지에 대한 타격도 이어갔다. 혁명수비대 쪽은 “적들의 완전한 항복만 생각하고 있다. 조국이 전쟁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때까지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호세이니 마지드 무사비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은 3월9일 성명을 내어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탄두 1t 이하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진다.
호르무즈 통과, 보험사부터 말릴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13일째인 3월12일 국제 유가의 핵심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전쟁 전날인 2월27일 배럴당 72달러에 거래됐던 브렌트유는 3월9일 한때 11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관련 발언 직후 83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밝혔음에도 격화하는 전쟁이 불러온 위기감을 다스리지 못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이 2월28일 이후 사실상 폐쇄된 탓이다. 세계경제가 휘청인다.
3월1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선 선박 네 척이 공격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과 타이 선적 컨테이너선 등 적어도 두 척은 혁명수비대가 공격했다. 두 척 모두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북서쪽 해상에선 일본 선적 컨테이너선이 미확인 발사체의 공격을 당했고, 두바이 인근 해상에선 벌크선이 피격됐다. 개전 이후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공격당한 선박은 최소 15척에 이른다. 혁명수비대 쪽은 이날 성명을 내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려는 모든 배는 이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의 동맹국에 소속됐거나 이들 나라의 석유 화물을 실은 선박은 모두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9일 기자회견에서 “유가 인상은 안전과 평화를 위해 치러야 할 경미한 비용”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26년 3월8일 전날 밤 공습당한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의 샤흐란 정유시설 부근이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EPA 연합뉴스
이 모든 혼란은 충분히 예견이 가능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란 침공을 감행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인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에는 일종의 보험이다. 자국이 위협당하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을 제한해 세계경제의 목을 죌 수 있다. 어려울 것도 없다. 위협과 산발적 공격이면 족하다. 선박 보험사가 먼저 나서 해협 통과를 가로막을 터다.
걸프 연안 6개국에 주둔한 미군도 해협과 엇비슷한 처지다. 2025년 6월 ‘12일 전쟁’ 당시 확전을 원치 않았던 이란은 걸프 연안국의 미군기지를 정밀 타격하지 않았다.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정권의 사활이 걸린 상황인 탓이다. 친미 왕정국가 일색인 걸프 연안국 공격은 두 가지 부수적 효과도 있다. 첫째, 미국과 이스라엘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이슬람권의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다. 둘째, 이란의 공세에 부담을 느낀 걸프 연안국이 미국에 전쟁 중단을 요구할 수도 있다. 걸프 연안국들은 미국이 사전 협의 없이 이란을 침공해 보복공격을 자초한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란의 전략은 ‘장기 소모전’
이란은 ‘장기 소모전’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이란의 무인기 한 대, 탄도미사일 한 발을 요격하기 위해선 최소한 두 기의 요격미사일이 필요하다. 이란의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이 소진되는 것보다 두 배 빨리 이스라엘과 걸프 연안국의 요격미사일이 소진된다는 뜻이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미군기지에서 요격미사일 등을 빼내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쌓여가는 전쟁 경비도 골칫거리다. 뉴욕타임스는 3월11일 복수의 소식통 말을 따 “이란 침공 6일 만에 (미국의) 전쟁 경비가 113억달러(약 16조7300억원)를 넘어섰다고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개전 이틀 만에 소진한 미사일과 폭탄 비용만 56억달러에 이른단다. 더구나 국방부는 개전에 앞서 중동 일대에 배치한 각종 무기류 운용비와 인건비 등은 제외하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전쟁 비용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개전 첫날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소도시 미나브의 샤자라 타예바 여자초등학교 공습으로 학생 등 175명이 사망한 사건도 트럼프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조짐이다. 국방부의 사전 조사 결과, 옛 위성사진 정보를 바탕으로 학교를 군부대로 오인해 공습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월9일 기자회견에서 학교 폭격에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됐다는 지적에 대해 “토마호크는 여러 나라에 판매됐다. 이란이든 다른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월10일 이렇게 질타했다.
2026년 3월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광장에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다. 이란 초대 최고지도자 그랜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후계자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2월28일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파 하메네이에게 이란 국기를 넘겨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학생 등 170여 명이 숨진 여학교 폭격의 책임을 이란의 토마호크 미사일 탓이라고 말했다. 도를 넘어선 어리석은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분명히 말한다. 이란은 토마호크 미사일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무런 말이나 내뱉고 있다. 그게 사실인지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학교 폭격 사건만큼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까지 거짓말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참담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 누구도,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조차 이란 미사일이 학교 폭격에 사용됐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이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비극적으로 죽어갔는지 밝혀내야 한다.”
미국 내 반대 여론, 찬성 여론의 두 배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가) 진영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2080만 명에 이르는 유명 방송인 조 로건은 3월10일 이란 침공을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치 방송에서 “(이란 침공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 밝힌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라며 “지지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로건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내용으로 3시간여 인터뷰하고, 투표 전날엔 지지 선언까지 했던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어리석고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이유조차 불분명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제정신이라 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란 침공에 대한 미국 내 찬성 여론은 30%대를 밑돈다. 반대 여론은 60%대를 웃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30%대로 추락했다. 무소속·중도파 유권자층에선 20%대까지 떨어졌다. 3월10일 실시된 뉴햄프셔주 하원의원 보궐선거는 이런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선거에서 민주당 보비 보드먼 후보는 51.8%를 득표해 데일 핀처 공화당 후보(47.9%)를 꺾고 당선됐다. 2024년 11월 대선 이후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을 차지한 28번째 사례다.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온다. 물가는 뛰고 여론은 차갑다.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자초했다. 언제까지 전쟁을 벌일 텐가? ‘장대한 분노’가 트럼프 대통령을 휘감고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 인권운동가 단체가 펴내는 ‘이란인권활동가통신’(HRANA)은 침공 12일째를 맞은 3월11일 “지난 24시간 동안 모두 208차례 공습이 벌어졌고, 공습의 39%는 수도 테헤란에 집중됐다”며 “오후 5시 현재까지 확인된 이란인 사망자는 적어도 1276명의 민간인을 포함해 모두 1825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가장 큰 위험은 이미 지나갔다. 미국은 처음 이틀 동안 이란을 사실상 무너뜨렸다. 이란은 해군도, 공군도, 대공 방어 장비도 없다. 레이더도, 통신망도, 지도부도 모두 사라졌다. 미사일은 거의 남지 않았고 드론도 약 25% 수준으로 줄었다. 드론 생산 시설도 공격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무도 본 적 없는 수준의 군사적 성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6년 3월9일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바다신2릴게임 말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침공한 뒤 처음 연 회견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최고의 군대와 장비, 장군들을 갖고 있다. 이번 작전은 매우 빠르게 성공했다. 이란이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주 또는 며칠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아주 곧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릴게임바다이야기 그런가?
전투에서 이긴다고 전쟁도 이기나
이튿날인 3월10일 이번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나섰다. 그는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은 고립됐다. ‘장대한 분노’ 작전 열흘 만에 처참하게 패배했다. 이란의 이웃 나라와 걸프(페르시아만) 지역의 옛 우방국조차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레바논), 후티(예 게임릴사이트 멘), 하마스(팔레스타인)를 버렸다.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다. 가장 많은 전투기와 폭격기, 가장 많은 공습이 이뤄질 것이다. (…) 적이 완전히,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미국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칠 게 없어 보였다.
‘승리병’ 또는 ‘전승병’이라 한다.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거둔 지휘관은 릴게임방법 스스로를 ‘무적’이라 여기고 더 많은 전투에 나선다. 전투에서 이기면 전쟁도 승리로 끝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실은 종종 그렇지 않다. 작은 승리에 대한 과도한 도취는 결국 화를 부른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뼈저리게 경험한 바다. 그러니 다시 묻게 된다. 이번 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미국 매체 애틀랜틱은 3월6일 “트럼프 대통령 본인 오징어릴게임 과 행정부 당국자들이 불과 6일 동안 내놓은 이란 침공의 이유는 적어도 10가지나 된다”고 전했다. 하나씩 살펴보자.
2026년 3월9일 이란 공습 작전에 나선 미국 해군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첫째, 미국을 겨냥한 이란의 ‘임박한 위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이란 침공 사실을 밝히는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과 미군 병력, 국외 미군기지와 전세계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둘째, 이란 핵무장 방지다. 같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결코 핵무장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침공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셋째, ‘저항의 축’ 궤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후티·하마스 등) 중동 각국의 테러조직이 지역과 세계 안보를 더는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정권 교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도 “47년간 이어진 신정체제에서 이란 국민을 해방하는 것, 이란 국민이 자유를 만끽하도록 하는 것”을 침공 이유로 강조했다. 다섯째, 부정선거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내 당선을 막기 위해 2020년과 2024년 미국 대선 개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여섯째, ‘세계 평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침공 목적은) 중동 전역과 전세계의 평화”라며 “이를 달성할 때까지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침공 이유에 당당히 오른 ‘신의 계시’
일곱째, ‘미래 세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엄청난 군사작전에 나선 이유는 우리 세대의 안보를 위한 것뿐이 아니다.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자녀와 그들의 자녀 세대의 안보까지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덟째, 암살 위협을 피하기 위한 ‘선제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비시(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나를 치기 전에 내가 먼저 쳤다”고 말했다. 이란의 사주로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2024년 7월 체포돼 2026년 3월6일 유죄 평결을 받은 파키스탄인 아시프 머천트(47)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아홉째, ‘신의 계시’다. 미국 인권단체 ‘군대 내 종교의 자유 재단’(MRFF)은 3월2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란 전쟁 개전 이후 불과 이틀 만에 각급 부대 50여 곳에서 복무하는 장병 200여 명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제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일부 미군 지휘관이 “이란 침공은 신의 계시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의 명령에 따라 아마겟돈(선과 악의 세력이 싸울 최후의 전쟁터)과 예수의 재림을 준비하기 위해 이란을 침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임박한 위협’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스라엘 유도설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이란이 중동에 배치된 미군을 공격해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됐을 것”이라며 이란 침공을 일종의 ‘예방적 선제타격’이라고 주장했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출 것인가?
헤그세스 장관이 ‘가장 격렬하게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3월10일 ‘고립’되고 ‘철저히 파괴’됐다는 이란은 개전 이후 가장 격렬하게 맞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쪽은 성명을 내어 “중동 전역의 적대적 목표물을 겨냥해 40번째 보복타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5시간여에 걸친 보복타격 작전에는 레바논 무장 정치단체 헤즈볼라도 동참했으며, 카드르·에마드·케이바르셰칸·파타 등 각종 미사일과 무인기가 대거 동원됐다. 혁명수비대 쪽은 “하이파·텔아비브·베르셰바 등 이스라엘 전역에서 5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최남단 홍해 연안 항구도시 에일라트도 이날 처음 이란의 보복공격 표적이 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2026년 3월9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공동묘지에서 오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 쪽은 요르단의 알아즈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카르즈 등 걸프 연안국 미군기지에 대한 타격도 이어갔다. 혁명수비대 쪽은 “적들의 완전한 항복만 생각하고 있다. 조국이 전쟁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때까지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호세이니 마지드 무사비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은 3월9일 성명을 내어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탄두 1t 이하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진다.
호르무즈 통과, 보험사부터 말릴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13일째인 3월12일 국제 유가의 핵심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전쟁 전날인 2월27일 배럴당 72달러에 거래됐던 브렌트유는 3월9일 한때 11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관련 발언 직후 83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밝혔음에도 격화하는 전쟁이 불러온 위기감을 다스리지 못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이 2월28일 이후 사실상 폐쇄된 탓이다. 세계경제가 휘청인다.
3월1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선 선박 네 척이 공격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과 타이 선적 컨테이너선 등 적어도 두 척은 혁명수비대가 공격했다. 두 척 모두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북서쪽 해상에선 일본 선적 컨테이너선이 미확인 발사체의 공격을 당했고, 두바이 인근 해상에선 벌크선이 피격됐다. 개전 이후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공격당한 선박은 최소 15척에 이른다. 혁명수비대 쪽은 이날 성명을 내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려는 모든 배는 이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의 동맹국에 소속됐거나 이들 나라의 석유 화물을 실은 선박은 모두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9일 기자회견에서 “유가 인상은 안전과 평화를 위해 치러야 할 경미한 비용”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26년 3월8일 전날 밤 공습당한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의 샤흐란 정유시설 부근이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EPA 연합뉴스
이 모든 혼란은 충분히 예견이 가능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란 침공을 감행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인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에는 일종의 보험이다. 자국이 위협당하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을 제한해 세계경제의 목을 죌 수 있다. 어려울 것도 없다. 위협과 산발적 공격이면 족하다. 선박 보험사가 먼저 나서 해협 통과를 가로막을 터다.
걸프 연안 6개국에 주둔한 미군도 해협과 엇비슷한 처지다. 2025년 6월 ‘12일 전쟁’ 당시 확전을 원치 않았던 이란은 걸프 연안국의 미군기지를 정밀 타격하지 않았다.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정권의 사활이 걸린 상황인 탓이다. 친미 왕정국가 일색인 걸프 연안국 공격은 두 가지 부수적 효과도 있다. 첫째, 미국과 이스라엘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이슬람권의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다. 둘째, 이란의 공세에 부담을 느낀 걸프 연안국이 미국에 전쟁 중단을 요구할 수도 있다. 걸프 연안국들은 미국이 사전 협의 없이 이란을 침공해 보복공격을 자초한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란의 전략은 ‘장기 소모전’
이란은 ‘장기 소모전’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이란의 무인기 한 대, 탄도미사일 한 발을 요격하기 위해선 최소한 두 기의 요격미사일이 필요하다. 이란의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이 소진되는 것보다 두 배 빨리 이스라엘과 걸프 연안국의 요격미사일이 소진된다는 뜻이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미군기지에서 요격미사일 등을 빼내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쌓여가는 전쟁 경비도 골칫거리다. 뉴욕타임스는 3월11일 복수의 소식통 말을 따 “이란 침공 6일 만에 (미국의) 전쟁 경비가 113억달러(약 16조7300억원)를 넘어섰다고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개전 이틀 만에 소진한 미사일과 폭탄 비용만 56억달러에 이른단다. 더구나 국방부는 개전에 앞서 중동 일대에 배치한 각종 무기류 운용비와 인건비 등은 제외하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전쟁 비용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개전 첫날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소도시 미나브의 샤자라 타예바 여자초등학교 공습으로 학생 등 175명이 사망한 사건도 트럼프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조짐이다. 국방부의 사전 조사 결과, 옛 위성사진 정보를 바탕으로 학교를 군부대로 오인해 공습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월9일 기자회견에서 학교 폭격에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됐다는 지적에 대해 “토마호크는 여러 나라에 판매됐다. 이란이든 다른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월10일 이렇게 질타했다.
2026년 3월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광장에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다. 이란 초대 최고지도자 그랜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후계자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2월28일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파 하메네이에게 이란 국기를 넘겨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학생 등 170여 명이 숨진 여학교 폭격의 책임을 이란의 토마호크 미사일 탓이라고 말했다. 도를 넘어선 어리석은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분명히 말한다. 이란은 토마호크 미사일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무런 말이나 내뱉고 있다. 그게 사실인지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학교 폭격 사건만큼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까지 거짓말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참담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 누구도,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조차 이란 미사일이 학교 폭격에 사용됐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이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비극적으로 죽어갔는지 밝혀내야 한다.”
미국 내 반대 여론, 찬성 여론의 두 배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가) 진영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2080만 명에 이르는 유명 방송인 조 로건은 3월10일 이란 침공을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치 방송에서 “(이란 침공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 밝힌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라며 “지지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로건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내용으로 3시간여 인터뷰하고, 투표 전날엔 지지 선언까지 했던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어리석고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이유조차 불분명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제정신이라 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란 침공에 대한 미국 내 찬성 여론은 30%대를 밑돈다. 반대 여론은 60%대를 웃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30%대로 추락했다. 무소속·중도파 유권자층에선 20%대까지 떨어졌다. 3월10일 실시된 뉴햄프셔주 하원의원 보궐선거는 이런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선거에서 민주당 보비 보드먼 후보는 51.8%를 득표해 데일 핀처 공화당 후보(47.9%)를 꺾고 당선됐다. 2024년 11월 대선 이후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을 차지한 28번째 사례다.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온다. 물가는 뛰고 여론은 차갑다.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자초했다. 언제까지 전쟁을 벌일 텐가? ‘장대한 분노’가 트럼프 대통령을 휘감고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 인권운동가 단체가 펴내는 ‘이란인권활동가통신’(HRANA)은 침공 12일째를 맞은 3월11일 “지난 24시간 동안 모두 208차례 공습이 벌어졌고, 공습의 39%는 수도 테헤란에 집중됐다”며 “오후 5시 현재까지 확인된 이란인 사망자는 적어도 1276명의 민간인을 포함해 모두 1825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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